반값 임플란트 대신 '수명 2배' 임플란트를 고집하는 이유 (25년 된 첫 환자 이야기)
제게는 25년째 멀쩡한 임플란트 환자분이 계십니다.
가장 오래 쓰는 임플란트가 가장 '저렴한' 임플란트이고,
쉽게 탈이 나는 임플란트가 가장 '비싼' 임플란트입니다.
10년, 20년 후를 생각하신다면
눈앞의 진료비 숫자에 소중한 몸을 맡겨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2001년,
저는 신촌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치과병원에서 보철과 전문의 수련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해 저는 생애 첫 임플란트 환자분을 진료하게 되었습니다.
임플란트가 지금처럼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절이라,
여러 교수님께 자문하며 밤낮으로 정성을 쏟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때의 정성이 닿았는지, 환자분께서는 이듬해 제가 개원한 곳을 수소문하여
서대문구 대학병원을 마다하시고 강동구 명일동까지 치료를 받으러 먼 길을 찾아와 주셨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이 어느덧 25년을 훌쩍 넘겼습니다.
30대 의사와 50대 환자로 만나,
이제는 50대 의사와 70대 어르신이 되어 함께 나이를 먹어가고 있습니다.
이 환자분이 저에게, 그리고 임플란트를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증명'인지 아래 사진을 통해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 2008년 엑스레이 사진 ) (수술 후 6년 경과)
2002년 아날로그 필름은 소실되어,
이 분의 가장 오래된 엑스레이는 2008년에 도입한 디지털 장비로 찍은 엑스레이사진입니다.
빨간 원 안의 2002년 식립 임플란트를 보시면, 수술 후 6년이 지났음에도
뼈가 녹거나 염증 없이 수술 당시와 변함없는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2019년 엑스레이 사진 ) 수술 후 17년 경과
2008년부터 다시 11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안타깝게도 노화로 인해 자연치아 4개는 발치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빨간 원 안의 임플란트를 보십시오.
20년 전 수술 당시와 한 치의 변화도 없이 견고하게 버티고 있습니다.
큰 병환만 없으시다면 이 임플란트는 앞으로 10년도 거뜬히 제 역할을 해낼 것입니다.
환자분은 제게 "진료를 잘해줘서 고맙다"고 하시지만,
저에게 이분은 '임플란트 수명 25년'이라는 영광스러운 기록을 만들어 주신 분이자,
앞으로 30년의 기록을 함께 써 내려갈 소중한 은인이십니다.
물론 모든 임플란트가 이런 결과를 내는 것은 아닙니다.
고가의 진료이기에 환자분들은 당연히 10년 이상 쓸 것이라 기대하지만,
부작용 없이 10년을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경험이 많은 의사와 성실히 관리하는 환자가 지극정성을 다해도 쉽지 않은 결과를,
경험이 부족한 의사가 비용을 낮추기 위해 서둘러 진료해서 이룰 수는 없습니다.
요즘 '반값 임플란트'를 내세우며 10년 이상 문제없이 쓸 수 있다고 장담하는 광고들이 넘쳐납니다.
하지만 진료비를 줄이기 위해 수술 시간을 단축하거나 안전이 검증되지 않은 방식을 쓴다면,
보철물의 수명은 반드시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진료비를 '절반'으로 줄이는 상업적인 노력보다,
보철물의 수명을 '두 배'로 늘리려는 의학적인 노력이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훨씬 유익하다고 굳게 믿습니다.

10년, 20년 전 치료받으신 환자분들이
밝은 얼굴로 정기검진을 하러 오실 때,
저는 "잘 써주셔서 고맙다"고 인사하고
환자분은 "잘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화답하십니다.
그 기쁨에 중독되어,
저는 오늘도 무리한 광고보다 환자분들의 입안에
'가장 오래가는 결과'를 만들어 드리는 일에
모든 노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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